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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6 처외삼촌댁 방문

토요일은 용인 백암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처외삼촌댁으로 놀러 갔다. 사위들에게 몸보신 시켜준다고 내려 오라고 하셔서 다 같이 내려갔다. 백암은 순대국이 유명한 곳이지만 가는길에 짬뽕이라고 쓰여 있는 허름한 중국집 하나가 눈에 들어 왔다. 일행이 없었다면 아마 들어 가서 먹어 보았을 것이다.
집 문앞에서 찍어 보았는데 색다를 것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전형적인 우리나라 시골의 모습이다.
마당에 들어서자 오늘의 주인공 보신탕이 한창 끓고 있었다. 주위에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보신탕을 먹기는 하지만 비싸다고 생각되기에 자주 먹지는 않는다.

끓고 있는 동안 옥수수와 호박을 따러 밭으로 나갔다. 사십년이 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옥수수를 따보는 것 같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따서 껍질을 벗겨 보니 참으로 신기한 식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안있었는데 뙤약볕이라 땀도 많이 나고 수풀 사이를 헤쳐 다니는라 더러워져 마당에서 등목을 했다. 지하수라고 하던데 정말 얼음 같이 차가왔다. 아무도 없었으면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들었다.

마루로 들어 가니 고기와 함께 한상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아래의 모든 채소들이 직접 재배한 것들이니 웰빙식탁이 따로 없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입에 안 맞을 수도 있다고 하시던데, 평소 집에서 그렇게 먹기 때문에 내 입에는 아주 맛있었다.
사실 개고기는 수육보다는 전골로 먹는 제대로 먹을지 모르는 스타일이라 막상 고기 보다는 반찬들이 더 맛있었다. 마지막으로는 국물을 내오셨는데 흔히 이야기 하는 진국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맛이 깊고 개운했다.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가축들을 구경하러 밖으로 나갔다.

이전에는 50마리 정도의 소를 키웠는데 지금은 사료값이 올라 이윤이 남지 않아 다 팔고 열마리 정도만 남아 있었다. 한켠을 보니 시커먼 당나귀 한마리가 있었다. 그러다 위쪽을 보니 조랑말 한마리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쓰다 듬어 볼려고 접근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근육과 발굽이 장난 아니어서 겁이 났다. 외삼촌께 만져도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가까이 가서 만져보았다. 이전에는 큰 말이 있었는데 체고가 높아 낙마시 심한 부상을 입게되고 조랑말이 체력이 좋아 오래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조랑말로 바꾸셨다고 한다.

겁도 없이 탔던 재준이는 5초간 아주 약한 로데오를 한 후에 넋이 나간채로 내려왔다. 묶여있었지만 확실히 무모한 행동이었다. 평소 작고 우습게 생각한 조랑말이지만 직접 대면해 보니 인간은 상대도 안되는 힘과 기운이 느껴졌다.

소도 쓰다듬어 볼려고 했는데 이 거구가 내 손길을 피한다. 짚단을 주면 혀를 내밀어 먹고 만져 볼려면 귀찮다는 듯이 냉큼 몸을 피한다. 당나귀는 매우 유순한 것 같다. 외삼촌께 "당나귀는 굉장히 순한 것 같던데요" 하니 말씀하시길 "걔는 거의 바보고..."

개와 닭들도 있었지만 거대한 동물들을 만져보고 눈앞에서 구경하는라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오늘 하루 경험해 본 시골은 평화롭고 정이 넘치고 목가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주 잠깐씩의 경험이었지만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을 조금은 알고 있다.

바쁘신 와중에 불러 주셔서 맛있는 음식들로 대접해 주신 처외삼촌과 외숙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말씀처럼 사람은 자꾸 봐야 정도 쌓이니 자주 뵐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그러고 보니 부산에 계신 외가집 식구들을 못 뵌지도 오래된 것 같다. 빨리 시간을 만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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