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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1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2. 2010.03.25 한국사 연대 어플리케이션 (2)
  3. 2009.12.31 한해를 돌아보며... (4)
  4. 2009.07.16 무료한 나날들... (2)
  5. 2009.06.11 아들녀석과 하는 새 프로젝트 (8)

어머니가 먼저 읽고 추천해주신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란 책을 읽어 보았다. 이야기하신지가 좀 되었는데 어제 우연히 눈에 뜨여 읽었다. 주장하는 내용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탐욕의 시대', '어플루엔자'등과 비슷하다.

하지만 피에르 라비는 알제리에서 태어난 아프리카 사람이며 검소하고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농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른 책의 저자들과 차이가 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인자하고 성실해 보이는 인상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천생 농부로 보이는 피에르 라비의 외모와 같이 딱딱하지도 않고 커피 한잔 마시며 시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돌아 보게 하고 비교할 수 있는 몇가지 내용들도 있었다.

코코아의 생산자는 판매가격의 1%정도의 수익을 보상 받는다고 한다. 애플 앱스토어를 놓고 보면 나도 어떤 의미에선 생산자다. 그곳에선 수익의 30%는 애플이 나머지는 70%는 생산자에게 돌아간다. 앱스토어에 올린 어플중에는 컨텐츠 제공자에게 다시 반정도의 수익을 제공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이는 소작농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애플은 코코아의 유통/판매업자와 비슷한 일을 한다. 유통/판매를 할 수 있는 앱스토어를 구축해놓고 편리하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과 네트워크 트래픽도 제공한다. 그리고 생산품을 만들 수 있는 수단과 자료도 제공한다. 겉으로 보기엔 잘 들어나지 않지만 코코아 유통/판매업자들에 비해 맡고 있는 일들이 적지는 않다. 우연히도 아이폰 SDK의 근간을 이루는 프레임워크의 이름도 코코아다. 1%가 다시 가공된 가공품을 의미하는지 코코아 자체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생산자로서 생산자가 1%의 수익을 갖는 다는 것은 참으로 화가 나는 현실이다.

미국의 인디언들에 관한 재미난 실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미국인 부부가 시장에서 의자를 만들어 팔고 있는 인디언 노인에게 의자 가격을 물으니 50달러라고 했다. 가격에 만족해 다섯개를 더 만들어 달라고 하고 3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인은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이 의자를 만들 때 나는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것을 다시 만들려면 그 기쁨은 줄어들 것입니다. 세번째 것을 만들 때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매번 가격은 두배로 올라갑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때 드는 느낌이랑 이렇게 일치할 수가 있을까?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만하지 구매자에게 위와 같이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 오히려 비슷하게 여러개를 만들면 가격은 훨씬 더 낮춰줘야 할 것이다.

책 중간에 나오는 시 하나다. 시를 읽을줄 모르지만 이 시는 왠지 마음 깊게 와닿는다.

아름다운 조개는 바닷가에 있고.
파도의 거품이 조개 속
진주를 반짝이게 했다.
나는 그 바다의 보물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그러나 그것은 초라하고
보기 싫은 하찮은 물건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태양과 모래와
파도 소리와 함께
바닷가에 그것의
아름다움을 두고 왔기에.
- 랄프 왈도 에머슨

생각지도 못한 많은 다운로드에 자료를 만든 영호씨와 자주가는 '술집'에서 조촐하게 축하주를 한잔했다. 들어가자 마자 오늘 공수되었다는 고등어를 추천하길래 고등어 구이를 주문했다.

몇주전인가? 똑같은 자리에서 술을 마시며 한국사 연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다행히 둘의 관심사가 일치하여 어플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확인해 보니 프리 어플리케이션 2위에 올라 가있다. 이전에 만든 커피집 찾는 어플도 비슷한 순위까지 올라간적이 있어 특별한 감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 좋은 일인건 틀림없다. 나와 같은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 아주 안쓰는 어플은 안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국사 연표에 이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다는 것은 다소 의외이긴 하다.

몇몇 오류와 검색기능을 추가해서 오늘 업그레이드를 할려고 하는데 술이 안깬 띵한 머리로 가능할련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자잘하게 밀린 일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 상태로 얼마나 많은 삽질을 하게될지... 연 삼일을 심하게 달렸는데 오늘은 그냥 넘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요번주 근처에서 교육 받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녀석이 신경이 쓰이긴 한다. 분명히 오늘 아니면 내일 쳐들어 올것이다.

올해의 마무리는 스모킹카운터의 업그레이드를 앱스토어에 올리면서 마무리 하였다. 변경하고 싶은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잡다하게 걸린 일들로 힘들것 같아 올해안에 올리기위해 몇가지를 수정하여 업로드하였다.


우측은 초창기에 올린 버젼이고 촤측이 오늘 올린 버젼이다. 아마 내가 담배를 끊던가 앱스토어가 없어지지 않는한 이 어플의 업그레이드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올해는 업무적으로 작은 변화가 있는 해였다. 주로 웹, 윈도우 어플리케이션, 플래쉬 작업등을 많이하였던 이전해와는 달리 안드로이드와 함께 아이폰용 어플등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주 업무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내 앱스토어 계정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앱스토어에 어플을 올려 놓고 판매해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같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판매대금이 매달 들어 올는 것은 개인사업을 시작한 후 수주업무만 하던 나에게는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다. 내가 만든 것을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이 쓰고, 평생 가본 적도 없는 나라 사람들에게서 피드백이 들어오고, 아랍에미레이트에서 개발문의가 오는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 못했다.

아들녀석과 함께 등산을 많이 다닌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하루하루 커가고 있으니 점점 더 멀고 높은 곳으로 같이 갈 수 있고, 같이 할수 있는 운동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그동안 타성에 젖어 방관자처럼 살아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았으면 한다.

어제는 앱스토어에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등록했다. 사실 새로울 것도 없다. 기존에 DB를 만들어 내는 어플을 약간 수정하고 그에 맞추어 기존 아이폰 사전 어플을 약간 수정해서 다국어를 지원하도록 했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흔히 이야기하는 빡쎈 코딩을 언제 마지막으로 해보았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긴 요즘 주로 하는 일이 웹과 아이폰 환경이니 하드코딩할 일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자영업을 하면서 내가 일을 선택할 수 있으니, 경험상 왠지 힘들어 보일 것 같은 일은 피해가고 있다. 잘 피해가고는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심심하고 무료한 느낌은 피할 수가 없다. 무엇인가 벅찬 느낌이 들만한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부 구조는 비슷하지만 어찌되었든 새로운 제품군이 추가되었고, 이는 한잔할 좋은 핑계거리가 된다. 그래서 어제는 같이 작업하는 분과 함께 중국집에서 이름모를 요리하나와 짬뽕국물을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덕분에 일찍 잠이 들었고, 새벽에 잠이 깨어 눈을 떠보니 창문 밖으로 아래와 같은 풍경이 보였다.
창밖에 놓인 화분인데 내가 눈을 떠있을 때 절묘한 위치와 새벽의 푸르스름한 색깔로 인해 뭔지 모를 멋스러움이 있었다. 잠이 덜깬 눈으로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머리맡의 화장대 위에 있던 카메라를 집어 몇장 찍어 보았다. 찍사의 한계인지 컴퓨터로 옮겨 와서 보니 전혀 눈으로 보던 그 색감이 아니었다.

올 초에 아이폰 어플을 올리기 시작하자 아들녀석이 내게 와서 말했다. "아빠 다마고치는 어때?"하면서 주절주절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 했다. 다듣고 난뒤 이야기했다. "시끄럽다. 너 초딩 생활이나 신경써라". 하지만 이제 3.0의 피어투피어로 이런류의 게임이 많이 나올 것 같다. 녀석이 예측을 했나?

한동안 잠잠하다 녀석이 제안한 것은 '정원 가꾸기 게임'이다. 잘 기획해서 만들면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 같지만 귀찮다. 계속된 몇번의 제안을 거절했다. 실망하고 있던 녀석은 몇일전에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야기 했다.

허락했다. 일단 이번 것은 금새 만드니까. (이래서 개발자들이 욕먹는지도...) 머릿속에 있는 것을 노트에 기획을 해오라니까 어제 밤에 자신이 메모한 것을 들고 왔다. 나름 많이 신경을 쓴 것 같다. 몇가지 신경써야 될 부분을 알려주고 기획이 끝나고 엄마가 이미지를 주는 단계까지 가야 만들어 준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녀석이 방을 나가면서 이야기 했다.

"아빠"
"왜?"
"근데 이거...."
"말해"
"4.99달러에 올려야 되는데..."

뭐냐? 이거... 내 바로 가까운 곳에 앱스토어 대박 중독자가 있었다.

"안돼. 0.99에 올려"
"..."

많이 실망한 듯 방을 나갔다. 혹시나 만들어서 등록까지 되면 지금 하는 실망은 실망도 아니고 세상의 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하긴 이제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배울때도 된 것 같다. 아들과 하는 첫 프로젝트인데 녀석이 엄마한테 이미지를 얻어 오는 과정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과정까지 가면 올라갈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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