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아들 | 5 ARTICLE FOUND

  1. 2012.01.31 아들이 해주는 야참
  2. 2009.07.14 아들과 심리학
  3. 2009.06.25 딸들에 대한 부러움 (2)
  4. 2009.06.15 이젠 제법 총각티가 난다
  5. 2009.06.11 아들녀석과 하는 새 프로젝트 (8)

이번 구정때 조카딸의 모습. 두 형제중 맏이로 살다 아들녀석 하나를 키우다 보니 딸 가진 아빠들이 심히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중2가 되는 아들녀석은 갈수록 귀여움을 잃어가며 투박하게 변해가고 있다. 보통 같이 술을 마시다 집의 아이로 부터 전화가 오는 경우는 대부분 딸을 둔 아빠들이다. 언제 들어오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다, 뭐를 사와라 이런 전화를 하는 것은 대부분 딸들이다. 간혹 아들녀석에게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몇시까지 들어 오는지 확인하여 언제까지 게임이나 TV를 볼 수 있는지 알아 볼려는 전화다. 

그나마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나 정도로 무뚝뚝하거나 무심하지는 않다. 외아들이라 그런지 나름 좀 징그러운 애교도 있고 다감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삼시세끼외에 간식은 거의 먹지 않는데 한창때인 아들녀석이 야참을 먹을 때 조금씩 같이 먹다보니 가끔 야참을 먹기도 한다. 가장 만만한 것은 역시나 라면으로 기스면과 생우동을 번갈아 가면서 먹는데 내가 한번 지가 한번 역시 번갈아 가면서 끓인다. 그러다 얼마전 부터 아들녀석이 할 줄 아는 메뉴가 하나 더 늘었다.
그것은 떡볶이. 인터넷을 보면서 가끔 라면에다 이상한 짓을 하더니 결국에는 새로운 요리를 하나 습득한 것 같다. 헌데 이녀석이 한 떡볶이가 예상외로 꽤 입맛에 맞고 맛이있다. 비록 떡볶이지만 이것도 딸이나 있어야 자식에게 얻어 먹을줄 알았는데 애교 있는 목소리가 아닌 투박한 목소리로 '아빠, 먹자'라고 하지만 그것도 감사하다. 앞으로 조금만 더 발전해 안주까지 가능해 졌으면 하는 조금 과한듯한 바램이 있다.

요즘 안 사실이지만 아들녀석이 보는 책중에 심리학 관련 책이 몇권 있었다. 사실 나는 심리학을 거의 미신보듯이 보는 수준이고, 뇌연구가 발달하면 없어질 학문이라 생각하고 있는 무식하고 무미건조한 인간이기에 이에 관련된 책은 별로 본 것이 없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보통 초등학교 5학년이면 이 분야에 관심이 없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왜 아들녀석은 심리학에 관심이 있을까? 분명히 본인 자신의 심리나 성격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던지... 본인이 아니면 난데...

심리학자들은 프로이트나 융처럼 본인 자신이 미쳐있는 경우가 많다. 일단 오늘부터 아들녀석을 유심히 관찰해 볼려고 한다. 그 녀석은 이미 오래전부터 날 관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 저녁에는 안성에 있는 동생네가 올라왔다. 역시나 옥상에서 술한잔 하면서 고기를 굽고 저녁을 먹었다. 동생은 딸만 둘인데 아들만 하나 있는 나는 여간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려서는 형제만 둘이라 누나랑 여동생이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 하게 되더니, 이제 딸 가진 아빠들을 부러워 하면서 늙어가게 생겼다. 내 팔자에는 여자 피붙이란 없나보다.


이제 변성기에 접어 들어 목소리도 제법 굵직하고 이전엔 아기와 같던 귀여운 손과 발도 이젠 나랑 비슷해져 가고 있다. 이러다 내 맥주캔들과 담배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날이 조만간 올 것 같다. 딸들 같으면 사줄텐데...

마냥 애기로 생각하고 있었던 녀석이 여드름도 나고 변성기가 오는지 목소리도 꺼끌하고... 이러니 내가 안 늙을 수가 있나. 이제 곳 사춘기 반항이 시작될 것 같다. 뭐 각오는 하고 있다. 뿌린대로 거두리라....

올 초에 아이폰 어플을 올리기 시작하자 아들녀석이 내게 와서 말했다. "아빠 다마고치는 어때?"하면서 주절주절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 했다. 다듣고 난뒤 이야기했다. "시끄럽다. 너 초딩 생활이나 신경써라". 하지만 이제 3.0의 피어투피어로 이런류의 게임이 많이 나올 것 같다. 녀석이 예측을 했나?

한동안 잠잠하다 녀석이 제안한 것은 '정원 가꾸기 게임'이다. 잘 기획해서 만들면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 같지만 귀찮다. 계속된 몇번의 제안을 거절했다. 실망하고 있던 녀석은 몇일전에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야기 했다.

허락했다. 일단 이번 것은 금새 만드니까. (이래서 개발자들이 욕먹는지도...) 머릿속에 있는 것을 노트에 기획을 해오라니까 어제 밤에 자신이 메모한 것을 들고 왔다. 나름 많이 신경을 쓴 것 같다. 몇가지 신경써야 될 부분을 알려주고 기획이 끝나고 엄마가 이미지를 주는 단계까지 가야 만들어 준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녀석이 방을 나가면서 이야기 했다.

"아빠"
"왜?"
"근데 이거...."
"말해"
"4.99달러에 올려야 되는데..."

뭐냐? 이거... 내 바로 가까운 곳에 앱스토어 대박 중독자가 있었다.

"안돼. 0.99에 올려"
"..."

많이 실망한 듯 방을 나갔다. 혹시나 만들어서 등록까지 되면 지금 하는 실망은 실망도 아니고 세상의 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하긴 이제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배울때도 된 것 같다. 아들과 하는 첫 프로젝트인데 녀석이 엄마한테 이미지를 얻어 오는 과정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과정까지 가면 올라갈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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