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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8 마흔 넷 (1)
  2. 2008.12.27 조용한 연말...
  3. 2008.02.13 나이값...

마흔 넷

쩔은 생각 2012.02.18 11:38
마흔 넷이면 내가 천직으로 알고 있는 분야에서 막연히 장인급 실력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20대 보다 지금이 더 낫다고 말 할 자신이 없다. 이것이 가장 슬프다.

마흔 넷이면 세상을 이해하고 통찰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궁금하고 헤깔리고 모르는 것 투성이고 새로이 아는 것이 더 많은지 잊어 버리는 것이 더 많은지 모르겠다.

마흔 넷이면 나이에서 오는 여유로 온화하고 인자해지고 공자님 말씀처럼 혹하는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천성은 변하기 어렵다는 것만 알게 되었고 더 경박해졌다.

마흔 넷이면 노부모께는 효자이며 자식에겐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늘 물가에 내놓은 불안한 자식이고 아이에겐 본 받을 것 없는 철없는 아빠다.

마흔 넷이면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주위에 베풀면서 살 줄 알았다. 하지만 숫자와는 별개로 마음은 점점 더 궁색해진다. 

마흔 넷이면 인생을 정리해가는 나이인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되어보니 아직도 살 날과 변화할 수 있는 날들이 꽤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마흔 넷... 열일곱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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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연말은 예년에 비해서 폭주를 하는 일이 없이 비교적 쉽게 넘어 가는 것 같다. 침체된 경기로 인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도 있지만, 일도 갑자기 몰려서 크리스마스와 이브도 출근을 하였다.

크리스마스에는 일을 하는 나를 빼고 가족들은 친구의 가족들과 함께 서울대공원으로 놀러 갔다. 나는 사무실에 있다가 저녁때 합류해서 송파 근처의 샤브샤브집에서 친구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전날에는 동생네 가족이 와서 동생과 한잔하고 대규모(?) 모임을 피해 각개전투로 하나씩 만나고 있다. 다음주에도 친구나 한번 만나고 올해의 술자리를 마무리 해야 겠다.

올해는 확실히 이전과 비교하여 폭주를 하는 횟수가 많이 줄은 것 같다. 술이 약해졌다기 보다는 다음날 좋지 않은 컨디션을 참기 힘들어져 점점 술을 조금씩 먹는 것 같다. 양은 확실히 줄었고 이제는 횟수만 줄이면 될 것 같다.

이제 몇일 있으면 한살을 더 먹는다. 만으로는 아직 30대라는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기간이 이제 10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나이값은 할 수 있는 중년이 될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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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값...

쩔은 생각 2008.02.13 09:30
공자는 논어에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나이에 관해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 吾十有五而志于學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다)
  • 三十而立 (30세에 학문의 기초를 세우다)
  • 四十而不惑 (40세에 혹하지 않는다)
  • 五十而知天命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다)
  • 六十而耳順 (60세에 타인의 말을 쉽게 받아 들이다)
  •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70세에 마음대로 해도 법도를 넘지 않는다)

이 말들을 음미해 보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항상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 자기성찰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나이라는 숫자는 그냥 얻어 지는 것이지만 그 나이에 걸맞는 나이값은 그냥 얻어 지는 것이 아니다.

해가 바뀐지 한참이 지났지만 나는 내 나이가 올해 정확히 불혹(不惑)이 된 것을 알았다. '불혹'이란 단어가 나랑은 영원히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냥 살다보니 불혹이 되었다. '불혹' 단어대로 보면 유혹에 넘어 가지 않는 정확한 가치관을 가져야 하지만 내 자신을 돌이켜 보면 부끄럽다.

구닥다리로 치부될 오래된 말이지만 살면서 항상 마음속에 새겨둘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요즘 젊은 것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나댄다'고 귀를 닫고 사는 노인들을 주위에서 많이 본다. 흔히 말하는 '앞뒤가 꽉막힌 고집불통 노인네'이다. 자랑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60세에는 타인의 말을 쉽게 받아 들인다'라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무지한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이젠 나도 불혹, 다음 단계는 지천명이다. 공부하고 인격도 다스리고 젊은 시절보다 더 열심히 노력 해야한다. 그래야 '고집불통 노인네'가 아닌 '깨어있는 노인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숭례문 방화 범인이 70살의 노인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범행이 그렇듯이 동기를 보면 증오, 욕심, 불만, 피해의식이다. 70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자신 하나도 다스리지 못한 결과로 매 맞은 초딩과 같은 일을 저질렀다. 이 인간은 70이 되어서 '잘되면 내 탓, 안되면 조상탓'이란 가치관을 얻었다.

나이에 따른 존경과 대우는 본인 스스로 그에 걸맞는 나이값을 할 수 있을 때 바랄 수 있고, 그를 갖춘 분들은 그것에 연연해 하지도 않는다. 항상 삶에 열정을 갖으면서 공자님 말씀대로 나이 값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모든 일이 마지막이 중요하다.

곱게 늙다 깨끗이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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