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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7 냄비우동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부터 중학교 2학년 까지 울산에서 보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일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버스 통학을 하게되었다.

지금은 길이 넓어졌을 것 같은데, 내가 다니던 제일중학교는 시내에서 떨어진 앞은 논이고 뒤는 산인 외진 곳에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갈려면 항상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했다. 아침은 지각하면 안되기 때문에 2번 버스를 탔지만, 갈때는 걸어 나와서 한번만 버스를 탔다.

이유는 당시 80원인가 했던 버스비를 아껴 돈을 모으기 위해서이다. 이는 내가 절약정신이 투철한 소년이어가 아니라, 매주 토요일 점심으로 냄비우동을 먹기 위해서 이다. 이전에 어머니와 시내를 나갔다가 지하상가의 조그마한 우동집에서 먹은 냄비우동이 너무나 맛있었다.

나는 매주 토요일 점심에 냄비우동을 먹는 맛으로 항상 돈을 모아 토요일을 기다렸다. 당시 가격이 5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 맛 때문에 매 주 한번씩 꼭 먹은 것 같다.

시원한 국물과 통통한 면발에 김가루와 고추가루, 유부가 찌그러진 냄비에  담겨 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 거린다. 옛 생각에 요새도 간혹 포장마차나 분식집에서 냄비우동을 먹어 보지만, 그 때  만큼 깊은 맛이 나는 곳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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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당시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직 후에 찍은 증명 사진이다. 지금 보니 나 같기도 하고 아들놈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교복은 딱 1년 입어 보았다. 2학년 때 교복 자율화가 되었을 때는 얼마나 기쁘던지...

하지만 까만 모자와 교복을 입고, 작은 키에 전형적인 중학생 가방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시골길을 걸어 다니며 우동을 먹기 위해 목숨걸던(?) 그 시절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미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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