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날씨도 흐린 일요일 점심에 어울리는 김치말이 국수를 먹었다. 다른 음식은 양이 작지만 면 음식은 남들만큼 혹은 더 먹는 편이라 두그릇을 먹었더니 배가 불룩하다. 하지만 밀가루 음식은 배가 금새 꺼지기 때문에 고기와 같은 과식으로 불편한 더부룩함은 아닌 것 같다.

국수를 먹고 담배를 피기위해 옥상으로 올라 갔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머금고 있는 식물들이 한껏 푸르고 이뻐 보였다. 담배 한대를 물고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이놈의 멋대가리 없는 머리에선 아름답고 서정적인 생각보단 '니들 팔자가 제일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식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뭣도 모르는 소리 하지마라'고 타박을 받았을 테지만 말이다.

3일 연휴의 마지막 날. 명절연휴와는 다르게 정말 3일동안 아무것도 하지않고 휴일답게 푹쉬었다고 할 수 있다. 자영업을 시작하고 이렇게 푹 쉴 수 있었던 것이 몇년만인지 모르겠다. 해야할 일들이 쌓여있지만 의식적으로 계속 '일은 내일부터 생각하자'란 최면을 걸며 애써 잊을려고 하고 있다. 어차피 이번 연휴는 생각없이 푹 쉬기로 한거 괜히 일 생각해서 초조함으로 이 편하고 나태한 기분을 망치기 싫기 때문이다.

이제 내일이면 또 일에 쫓기고 정신이 들만하면 무더위와 함께 휴가 이야기가 들려 올것이고 그러다 낙엽 떨어지면 올 한해도 그렇게 빠르게 지나 갈 것이다.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나이가 어느정도 되고보니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세월 보내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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